전자회로 실무 / 측정과 부품 선정

정밀 분압기(voltage divider)의 저항은 허용 오차와 온도 특성으로 고릅니다

전압을 숫자로 바꾸는 ADC(Analog-to-Digital Converter)의 값이 일정하게 빗나간다면 분압 저항의 실제 비율부터 확인합니다. 회로도에 같은 저항값을 적어도 두 부품의 오차가 반대 방향이면 출력 전압이 달라집니다. 정밀 분압용 저항을 고를 때 허용 오차와 온도 특성을 어떻게 비교하고, 교체 효과를 무엇으로 확인할지 설명합니다.

저항값 두 개가 만드는 비율을 봅니다

분압기(voltage divider)는 직렬 저항 사이의 전압을 꺼내 입력보다 낮은 전압을 얻는 회로입니다. 입력에서 분압점까지의 저항을 R₁, 분압점에서 접지까지의 저항을 R₂라고 하겠습니다. 분압점에 부하가 없는 이상적인 경우에는 다음 관계가 성립합니다.

Vout = Vin × R₂ / (R₁ + R₂), 분압 비율 k = R₂ / (R₁ + R₂)입니다.

Vin은 입력 전압, Vout은 분압점 전압이며 단위는 V입니다. R₁과 R₂는 같은 저항 단위로 넣고, k는 단위가 없는 비율입니다. 허용 오차(tolerance)는 정해진 조건에서 실제 저항이 표시값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범위입니다. 10 kΩ ±1%라면 그 조건에서 9.9~10.1 kΩ 범위입니다. kΩ은 1,000 Ω입니다.

위쪽 저항과 아래쪽 저항의 오차 방향이 다르면 같은 입력에서도 분압점 전압이 달라집니다.
위쪽 저항과 아래쪽 저항의 오차 방향이 다르면 같은 입력에서도 분압점 전압이 달라집니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설명용으로 입력 3.3 V와 10 kΩ 저항 두 개를 가정하겠습니다. 표시값 그대로라면 출력은 1.65 V입니다. R₁이 10.1 kΩ, R₂가 9.9 kΩ이면 3.3×9.9/(10.1+9.9)=1.6335 V로 내려갑니다. 반대로 R₁이 9.9 kΩ, R₂가 10.1 kΩ이면 1.6665 V로 올라갑니다. 같은 ±1% 저항을 샀다고 두 오차가 자동으로 상쇄되지는 않습니다.

ADC의 몇 단계에 해당하는 오차인지 환산합니다

ADC(Analog-to-Digital Converter)는 아날로그 전압을 숫자로 바꾸는 회로입니다. LSB(Least Significant Bit)는 변환 코드 한 단계의 크기를 뜻합니다. 입력 범위 0~3.3 V를 4,096단계로 나누는 이상적인 12비트 ADC라면 1 LSB는 3.3/4,096≈0.8057 mV입니다. mV는 1,000분의 1 V입니다.

앞의 분압 오차 ±16.5 mV는 약 ±20.48 LSB입니다. 기준 전압(reference voltage)은 ADC가 입력 전압의 크기를 비교할 때 기준으로 삼는 전압입니다. 이 계산에는 ADC 자체의 오차, 기준 전압 오차, 입력 부하와 온도 변화를 넣지 않았습니다. 실제 제품에서 관측한 측정값이 아니라 저항의 초기 오차만 따로 계산한 예시입니다.

저항 두 개의 개별 허용 오차반대 방향으로 오차가 날 때의 분압 출력 범위이상적인 1.65 V에서의 편차
각각 ±1%1.6335~1.6665 V±16.5 mV, 약 ±20.48 LSB입니다.
각각 ±0.1%1.64835~1.65165 V±1.65 mV, 약 ±2.048 LSB입니다.

±0.1%로 바꾸면 이 예시의 초기 저항 오차는 줄지만, 12비트 ADC의 한 단계보다 반드시 작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허용할 전체 측정 오차를 정하고 저항 비율, 기준 전압, ADC와 입력 회로가 각각 얼마나 차지할 수 있는지 나누어 계산합니다.

박막이라는 이름보다 실제 사양을 확인합니다

후막 저항(thick-film resistor)은 인쇄한 저항 재료를 가열해 굳히는 방식, 박막 저항(thin-film resistor)은 얇은 저항막을 형성하는 방식의 부품입니다. 박막 제품 가운데 정밀한 허용 오차와 낮은 온도계수를 제공하는 종류가 있지만, 제조 방식 이름만으로 정확도가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두 방식이 실제로 무엇을 가리키는지도 알아두면 부품 설명을 읽기 쉽습니다. 후막 제품의 한 제조 방식에서는 세라믹 바탕(ceramic substrate) 위에 저항 재료가 든 페이스트를 스크린 인쇄(screen printing)한 뒤 가열해 저항막을 만듭니다. 일부 박막 제품은 진공 스퍼터링(vacuum sputtering)으로 재료 입자를 바탕 표면에 입혀 얇은 금속 저항막을 만듭니다. 양쪽 모두 저항막 양끝의 전극(electrode)이 회로와 연결되고, 보호막(passivation layer)이 저항막을 덮는 구조를 쓸 수 있습니다.

후막과 박막 저항의 저항막 형성 방식과 전극, 보호막 위치를 비교한 개념도입니다.
후막과 박막 저항의 저항막 형성 방식과 전극, 보호막 위치를 비교한 개념도입니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레이저 트리밍(laser trimming)은 저항막의 일부를 레이저로 제거해 전류가 흐르는 경로와 저항값을 조정하는 공정입니다. 후막과 박막 제품 모두에 적용할 수 있으므로 사진에 트리밍 홈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박막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림의 막 두께와 구조는 설명용이며, 제조 방식이나 외관만으로 실제 허용 오차·온도계수·장기 안정성을 보증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압에서는 완성 부품의 사양을 확인해야 합니다.

논리 입력을 HIGH 쪽으로 당기는 풀업 저항(pull-up resistor)과 아날로그 전압 비율을 정하는 저항은 필요한 조건이 다릅니다. 풀업에서는 논리 전압·전류·상승 시간을 만족하는지가 중요하고, 정밀 분압에서는 비율 오차가 바로 측정 오차로 나타납니다. 풀업에 쓰던 부품을 같은 크기·저항값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밀 분압에 그대로 지정하지 않습니다.

낮은 잡음이 필요하면 저항 재료와 실제 사양을 함께 봅니다

카본 조성 저항(carbon composition resistor)은 탄소 재료가 몸체 안에 섞인 구조이고, 금속피막 저항(metal-film resistor)은 금속의 얇은 막으로 저항 경로를 만듭니다. 모든 저항에는 온도 때문에 생기는 열잡음(thermal noise)이 있습니다. 여기에 전압을 걸어 전류가 흐를 때 저항 재료·구조에 따라 더해지는 변동을 초과 잡음(excess noise) 또는 전류 잡음(current noise)이라고 합니다.

제조사 비교 자료에서는 카본 조성 저항의 전류 잡음이 금속피막 제품보다 큰 경향을 보입니다. 아날로그 분압점이나 증폭기 입력의 잡음이 문제라면 저항값과 온도계수만 맞추지 말고 후보 부품의 잡음 사양도 비교합니다. 특정 오래된 저항이 실제 잡음 원인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입력과 전원을 같은 조건으로 유지하고 분압점의 잡음 대역과 저항값을 교체 전후에 측정해 구분합니다. 카본 조성 저항을 펄스 내성 때문에 쓴 회로라면 저잡음 금속피막으로 바꾸기 전에 펄스 에너지·전압·전력 정격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부품 번호별로 허용 오차, 온도계수, 사용 전압, 전력 정격과 장기 변화를 확인합니다. ±0.1%나 10~25 ppm/°C는 선택 가능한 사양의 예시이며 모든 박막 저항의 공통 성능이 아닙니다. 실제 동작 전압과 주변 온도에서 정격을 만족해야 하며, 흐르는 전류 때문에 저항 자체가 뜨거워지는 자기 발열(self-heating)이 비율을 바꾸는지도 확인합니다.

입력 전압이 크게 바뀌거나 저항 하나에 높은 전압이 걸리는 정밀 분압기라면 저항 전압계수(VCR, Voltage Coefficient of Resistance)도 확인합니다. 이는 저항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도 양단 전압에 따라 저항값이 달라지는 특성으로, 온도계수와 자기 발열 영향과 구별합니다. 먼저 입력 전압의 최솟값·최댓값에서 위아래 저항 각각에 걸리는 전압을 계산하고, 해당 제품의 데이터시트에 그 범위의 VCR 또는 전압에 따른 저항 변화 한계가 있는지 살펴봅니다. 값이 주어졌다면 각 저항 변화의 최악 조합을 분압식에 넣어 비율 오차를 계산합니다. 입력 전압별 분압 비율을 재측정할 때는 부품 온도가 안정된 상태를 비교해 자기 발열 효과를 분리합니다. 해당 사양이 없다면 같은 저항값·재료·초기 허용 오차만으로 전압 변화 후의 분압 비율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두 저항이 온도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변하는지 봅니다

저항 온도계수(TCR, Temperature Coefficient of Resistance)는 온도가 변할 때 저항값이 얼마나 변하는지를 나타냅니다. ppm/°C는 온도 1°C 변화당 저항의 백만분율 변화입니다. 예를 들어 일정한 +25 ppm/°C로 근사할 수 있는 구간에서 50°C 올라가면 저항은 약 +0.125% 변합니다. 실제 계산에는 데이터시트(data sheet)가 지정한 온도 구간과 최대값을 적용합니다.

R₁과 R₂가 같은 비율로 변하면 이상적인 무부하 분압 비율은 유지됩니다. 하지만 두 부품에 모두 ‘±25 ppm/°C’라고 쓰여 있다고 해서 같은 방향·같은 크기로 변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쪽은 증가하고 다른 쪽은 감소할 수도 있고, 배치와 발열 때문에 두 부품의 실제 온도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밀 분압에서는 개별 저항의 허용 오차뿐 아니라 비율 허용 오차(ratio tolerance)와 온도 추종 오차(TCR tracking)를 확인합니다. 전자는 두 저항 사이 비율이 목표에서 벗어나는 정도이고, 후자는 온도 변화에 대한 두 저항의 변화율 차이입니다. 여러 저항을 같은 패키지(package)에 넣은 저항 네트워크(resistor network)나 저항 어레이(resistor array)를 쓸 때에도 이 상대 사양이 실제로 보증되는 제품인지 확인합니다.

처음 값이 잘 맞았다고 해서 가열 후에도 비율이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온에서 한 번 값을 맞췄더라도 온도 범위와 실제 소비 전력에서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교체 전후에는 분압점과 변환값을 따로 측정합니다

  1. 입력 전압과 기준 전압을 안정시키고, 현재 저항의 정확한 부품 번호와 실제 분압점 전압을 기록합니다. 계측기의 입력 저항 때문에 분압점 전압이 달라지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2. 허용 오차의 상한·하한 조합으로 출력 범위를 계산합니다. 입력 최대값에서 ADC 범위를 넘지 않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3. 필요한 오차 범위에 맞는 저항 또는 비율이 보증된 네트워크를 고릅니다. 전압·전력 정격과 온도 조건을 확인한 뒤 교체합니다.
  4. 같은 입력과 같은 ADC 설정에서 분압점 전압과 변환 코드가 각각 얼마나 바뀌었는지 비교합니다. 여러 입력 전압점에서도 확인합니다.
  5. 사용할 온도 범위에서 충분히 안정시킨 뒤 비율 변화를 다시 확인합니다. 한쪽 저항만 열원에 가까운 배치나 자기 발열의 영향도 살핍니다.

분압점 전압은 맞는데 ADC 값만 틀리다면 저항의 정밀도만 계속 높여서는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ADC가 입력 전압을 받아들이는 획득 시간(acquisition time), 입력 부하와 기준 전압을 따로 확인합니다. 상온 한 점에서 보정한 값이 다른 입력·온도·샘플 조건에서도 유효한지 확인해야 개선 효과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